은하영웅전설 짧은 글

  이제는 아는 사람만 아는, 고전이 되어버린 소설 중에 [은하영웅전설]이라는 SF소설이 있다.   80년대 초부터 연재되기 시작해서 80년대 말에 완간된 [은하영웅전설(이하 은영전)]은 이 후 게임과 애니메이션까지 만들어져 많은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양 웬리(위) 라인하르트(아래)의 투샷

가운데 갈색 전함은 양의 기함 [휴페리언]

하얀 전함은 라인하르트의 기함 순백의 귀부인[브륀힐트]


  지금으로부터 먼 미래, 어째든 열라 먼 미래, 은하계 구석구석에 종족의 마수를 뻗친 인류는 두 적대국가인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 그리고 중립국인 [페잔]이라는 세개의 국가군을 형성하고 전쟁과 권모술수를 통해 수세기를 대립하며 반목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리하여 은하력 8세기 말, 은하제국엔 라인하르트가, 자유행성동맹엔 양 웬리라는 두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금의 시점으로 본다면 [은영전]의 시각적 묘사는 촌스럽기 그지없다.  인간이 중력제어, 관성제어 등의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우주를 오가는 그 시대에, 은하제국의 궁전 모습은 18세기 유럽의 왕실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고, 귀족들의 복식 또한 18세기 모습 그대로다.  수십 개의 행성이 모인 당시의 총 인구가 고작 400억인 건…, 전쟁으로 그렇게 되었다니 넘어가고….  최전성기엔 3000억이 넘었다니까….

  수만 척의 전함이 뒤엉켜 전쟁하는 모습을 라인배틀(열과 줄을 맞춰 싸우는 방식)방식으로 그려내고 있고, 파일럿의 슈트는 촌스럽기 그지없었다.

  당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먼 미래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뭐, 이 모든 이미지들이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에 만들어 진 것이니 그냥 넘어갈까 하지만, 그보다 먼저 만들어진 건담도 은영전보다는 세련되었으니, 욕먹어도 어쩔 수 없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뛰어나다고 말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정치상황과 역사관의 묘사다.  정말 이 소설만큼 민주주의에 대해 그 장점과 단점, 그리고 민주주의의 정치적 특징을 잘 표현한 작품도 없을 것이다.  또한 역사가가 되고 싶어 했던 양 웬리(결국 돈이 없어 사관학교에 입학했지만)의 시각을 통해 작가는 국가주의적 역사관이 아닌 개인주의적 역사관을 피력한다.  나도 이 소설을 통해 민주주의가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며 또 인간이란 것이 생각보다 비주체적이며 또 그런 상황을 원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독재자가 탄생한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메트릭스 2에서도 언급하지 않았던가?  인간의 사고란 단지 행동의 추인에 지나지 않는다고….  인간이란 알고 보면 참 피동적 생물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정치 상황의 묘사이다.  그 중에서도 자유행성동맹의 정치적 상황을 이야기 하고 싶다.

  은하제국과의 오랜 전쟁으로 사회는 경직화 되고 사회 시스템마저 균열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미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동맹의 가치는 땅에 떨어진지 오래되었다.  그 와중에 욥 트류니히트라는 극우파 정치인이 등장, 민중의 지지를 받아 자유행성동맹의 최고위직인 최고평의회의장직(우리나라의 대통령 정도로 보면 된다.)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그는 간사하고 부패한 정치인일 뿐이었다.  트류니히트는 언론을 장악하고 정보를 통제, 외곡하며 자신의 통치수단으로 이용한다.  그렇기에 그는 국민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양 웬리 같은 인물 들에 대한 악의적 기사를 전 언론에 유포시키기까지 한다.

 

이자가 욥 트류니히트 음... 이 사진은 좀 야비하게 나왔군.

 

  또한 양 웬리가 자신의 정적으로 부상 할 것 같자, 있지도 않은 죄목을 덧씌워 야전 사령관인 양을 수도로 불러 사문회를 개최한다.  그 사문회가 은하제국의 침공으로 실패하자(당시 동맹엔 정치군인이었던 앤드류 포크의 작전 때문에 유능한 장군들이 모두 전사하였고 살아남은 장군들도 겨우 군 수뇌부를 이루고 있어, 전방을 맡을 만한 사람은 양 웬리 뿐인 상황이었다.), 꼬리 자르기로 국방위원장을 해임 시키고 자신은 책임을 회피한다.

  또한 [지구교]라는 종교조직과 [우국기사단]이라는 우익과격단체를 이용하여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민중을 탄압한다.  사람들이 모여서 평화적 집회를 하면 지구교도들과 우국기사단들이 나타나 이들을 테러하고 이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던 경찰은 폭행당한 사람들을 소요(집단 폭력 및 파괴행위)죄로 연행해갔다.

  거기다 트류니히트는 최고평의회의장직을 이용하여 각종 이권에 개입하여 자신의 이익을 챙겨나갔으며, 군 조직은 자신의 파벌로 채워 나갔다.

  아!  또 있다.  국가 위기상황이 생기면 지하로 숨는 다는 거. 

 

양 웬리와 트류니히트의 만남.  뒤통수가 양 웬리다.

양은 트류니히트를 만날때마다 강한 혐오감과 함께 공포심을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자유행성동맹의 정치상황을 보면서 가카 시대의 대한민국이 생각나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물론 가카와 트류니히트 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점이 있기는 있다.  그것은 트류니히트가 꽃중년에 언변의 달인이라는 것이다.  이것만은 가카가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능력이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러한 일이 비단 가카시대에만 일어난 일은 아닐 것이다.  6월 항쟁 이전까지의 대한민국의 상황은 욥 트류니히트의 시대였으니 말이다.

이제 곧 대선이 다가온다.  다음 5년은 어떤 대통령의 시대가 다가올 것인가?  우리는 또 다른 트류니히트를 이 땅의 지도자로 맞이하게 될 것인가 아닌가의 선택의 기로에 있는 것이다.


  에….  그러니까 결론은 …

  투표 하자!


덧글

  • 바토 2012/12/17 12:57 #

    은영전 극장판 이미지네요...
    투샷으로 등장한 동맹군 기함은 히페리온이 아닌
    파트로클로스(2함대기함, 사령관 파에타 중장)입니다.
    양 웬리가 이때는 13함대 사령관이 아닌 2함대 참모입니다
    동맹의 현실이 민주주의의 활력을 잃은 막장을 보여주는 시기라..
    묘하게 우리의 현실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 Foxtrot 2012/12/17 16:42 #

    이명박이 트류니히트면 박근혜가 양웬리라는 것인지... -_-;; 물론 글쓴이 의도야 거진 짐작이 가지만, 말이 안되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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